오랜만에 만들어보는 위시리스트. 약간의 충동과 약간의 신중함을 가지고 작성해 본다.
음반
Sun Kil Moon - April
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서정민갑 님의 추천으로 처음 들어본 앨범.
한국의 1963년생 권투선수 문성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유명한 이 밴드는 미국 인디음악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는 마크 코젤렉의 프로젝트로, 이 앨범은 작년 4월 1일에 나왔다. 포크 음악은 포크 음악인데 물이 서서히 차오르듯 비교적 긴 호흡을 풀어가며 점증하는 정서가 매력적인 음반이다. 국내에 수입된 걸로 알고 있는데 품절됐는지 찾아보기 어렵네. 해성이 음반점 이곳저곳 뒤져서 사다 줌…… 고마워!
Fleet Foxes - Fleet Foxes처음에는
'바로크 팝'이라는 설명에 속으로 코웃음을 쳤는데 한 번 들어보니 뭐 이런 앨범이 있나 싶었다.
시애틀 출신의 밴드로, 같은 지역 출신의 전설
너바나의 도시적 그런지 사운드와 대조적인 '시골스러운' 음악을 들려준다. 이건 카우보이 같다고 해야 할지 히피 같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다분히 미국적'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할 수밖에 없는 묘한 경험이다. 이 앨범도 국내에 수입됐을텐데 도통 안 보인다.
한희정 - 너의 다큐멘트2001년 밴드
더더를 통해 데뷔했으며, 몇 년 전 해체한 인디밴드
푸른새벽의 보컬 dawny로 알려져 있는
한희정의 솔로앨범. 이른바
'인디의 여신'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그의 '신화적' 위상에 비해 다소 '평범한' 결과물이라는 평도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인디음악의 계보에 무지하기 때문에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컴팩트디스크로 받아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네.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작년에 나와 이미 '역사'가 되어 버린 듯한 음반인데, 여기저기서 좋다는 평도 많이 들었고 혹자는 '2008년 최고의 앨범'이라는 수식어까지 아끼지 않았다. 『꿈의 팝송』 이후에 이들의 음악을 잘 듣지 않은 터라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들어보고 싶지만 내 돈 들여 사기가 살짝 부담스러운 물건이 선물로서는 최고라고 하니 이번 기회에 누가 한국 모던록의 세계로 다시 초대해주시길. 라누가 유럽 가기 전에 사주기로…… Thanks!서적조르조 아감벤, 『호모 사케르』, 새물결, 2008.친한 선배가 얼마 전에 일독을 권한 철학서.아직 읽지 않았기에 그가 이 책을 소개하며 전한 몇 가지 요지만 떠올릴 뿐인데, 내가 이해하는 게 맞다면 '호모 사케르'는 법-권력의 질서 안에도 밖에도 속하지 않는 위치에서 생물학적으로는 살아 있지만 모든 정치적 힘을 빼앗긴 '날것의 삶' 그 자체이다. 서로 충돌하는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딜레마적' 상황과 달리, 현실은 상호모순적인 조건들이 공존하는 '아포리아적' 상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고찰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만약 책을 선물받는다면 이것을 받아보고 싶다(정작 '잘'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대중의 반역』, 역사비평사, 2005.이카리아의 추천도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구입을 미뤄온 책.이것도 철학서라면 철학서인데, 대중을 상당히 보수적이고 귀족적인, 엘리트주의적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이유는 아무래도 이 '민주주의 공화국'이 갈수록 '개판'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겠지?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이른바 '국개론')늘 읽어보고 싶었지만 묘하게도 빌리거나 사보지 못하고 가끔 생각만 나는지라, 이보다 위시리스트에 적합한 책도 없을 듯.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분신, 가난한 사람들』, 열린책들, 2007.어렸을 때 으레 읽어야 하는 '고전 문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가 『죄와 벌』이었고(물론 당시 봤던 번역본 자체의 질에는 의문의 여지가 많으나), 학부 때 간간히 받았던 선물들 중 가장 좋았던 것들 중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있었다. 전집의 재미가 한 권 한 권 읽고 또 사보며 차츰차츰 전체를 채워나가는 데 있는데 그 동안 별로 신경쓰지 않은 게 사실.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열린책들의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에 속한 책들은 기쁘게 받아보겠음. 다만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상·하)과 『지하로부터의 수기 외』는 이미 있으므로 다른 책들을 골라주시기를.고마워요 이카리아 :D그밖의 물건들커널형 이어폰아이팟에 꽂아 쓰던 이어폰이 최근에 고장났다. 지금이야 한겨울 추위에 귀를 덮을 만한 것이 필요해서 헤드폰을 대신 쓰고 있는데 다시 계절이 바뀌면 이어폰을 쓸 참이라……. 물론 아이팟 번들 이어폰도 있지만 출력이 매우 작은 편이라 거리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음량을 일부러 크게 올려야 하는 문제가 있다. 커널형 이어폰을 쓰다 보니 오히려 차음성이 좋아야 지나치게 큰 음량으로 듣지 않게 되는 듯. 여기저기 찾다가 크레신 LMX-E630, 오디오테크니카 ATH-CK300M, 삼성 YA-EP450 정도를 생각해 놓았음.커널형 이어폰은 별로 귀에 좋지 않다든가 아예 이어폰 자체가 별로 좋은 청취도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충고도 귀담아 들을 의향이 있음. 귀에 별로 안 좋다길래 당분간 유보함.
그렇다고 애플 인이어 헤드폰(Apple In-Ear Headphones) 같은 걸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겠지? 그렇지?
폴아웃
지난 달 별도의 포스트로도 다루었던 GOG.com을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1997년작 『폴아웃』을 선물해주셔도 좋음(즐겨본지 오래되기도 했고, '정품'을 가져본 역사가 없어서). 모르는 사람을 위해 부연하자면, 핵전쟁이 일어난 이후 '막장'이 된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평생 지하 피난시설에서 살던 사람이 바깥 세상에 나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롤플레잉 게임. 미국식 롤플레잉 특성상 캐릭터들은 '안 예쁘'고 영어 대사는 길고 줄거리는 방대하여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걸작. 롤플레잉은 『디아블로』나 『파이널 판타지』 정도만 알고 있다면, 이런 것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mrkwang 님을 통해 gog.com에서 직접 구함.iTunes Gift Card
작년에 아이팟 터치를 사서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넣어 쓰고 있다. 국내에서야 애플의 iTunes Store가 정식으로 들어와 있지 않아서 iTunes Gift Card 같은 결제수단 구하는 것부터 어렵기는 하지만 혹시나 방도가 있는 분은 이런 거라도 구해주시면 감사하겠음. 얼마 전에 하나 구할 길이 생겨서, 지금으로서는 그리 필요할 것 같지 않음.
비밀방문자 2009/01/06 18:05 # M/D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metavital 2009/01/06 23:36 # M/D
고맙습니다 :)
라누 2009/01/12 23:58 # M/D Reply
언니네 이발관!
metavital 2009/01/14 02:37 # M/D
땡큐 :)
새벽빛 2009/01/14 10:18 # M/D Reply
나는 도스토예프스키로 알아볼까나? ㅎㅎ
왠지 책선물을 하고 싶다는 ^^
metavital 2009/01/14 21:14 # M/D
고마운데 보다시피 『분신, 가난한 사람들』은 이카리아 님이 챙겨주시기로 하여, 다른 책을 물색하셔야 할 듯 :)
새벽빛 2009/01/14 22:30 # M/D Reply
아 그렇군. 그럼 혹시 다른 책 갖고 싶은 거 있수?
아니면 한희정씨 앨범으로~~
metavital 2009/01/16 16:45 # M/D
한희정 앨범도 훌륭하고, 위에서 밝혔다시피 열린책들의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중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상·하)과 『지하로부터의 수기 외』, 『분신, 가난한 사람들』을 제외한 책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