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MetaMachine의 사업 철수가 당나귀 네트워크의 완전한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은 분명하다. 당나귀를 대신할 ‘노새(eMule)’가 엄연히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으로서 살아남아 있고, 냅스터처럼 중앙 서버 방식이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 자생적인 서버들이 산재해 있는 당나귀 네트워크의 특성상 이 모두를 뿌리뽑는다는 것은 RIAA의 법적 위협으로도 역부족이리라. 무슨
수로 미국에 있는 산업단체가 브라질이나 독일,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사설 서버들을 일일이 다 폐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참고로 한때
국내에서도 여러 개 존재했던 당나귀 서버들은 모두 철퇴를 맞은 바 있고, 스웨덴을 비롯한 북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클라이언트인 각 PC들이 서버에 접속해야만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은 PC 자체가 서버·클라이언트 역할을 동시에 역동적으로 담당하는
방식에 비해 뒤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디어 기업들이 법적으로 겨냥하기 어려운 게릴라적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하물며 각각의 PC가 P2P
서버가 되는 현재의 P2P를 무슨 수로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인가? (참고로 eMule을 제작하는 그룹은 자체적인 프로토콜인
Kademlia를 만들어서, PC들이 서버에 접속하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서로 연결하여 파일을 교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있다.)
P2P를 격퇴 목표로 삼아 폐쇄하는
전략은 일시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지만, 사용자들은 결국 대체 수단을 찾아서 옮겨 가고 만다. 냅스터 이후에 당나귀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나, 소리바다의 서비스가 중단된 후 한국의 사용자들이 WinMX로 몰려갔던 일들은 단적인 사례일 뿐이다. 오히려 사용자들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합법적인 지불 시스템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산업적 측면에서는 효과적이다. 몇 번의 클릭만 더 하면 공짜 콘텐츠가 손에 잡히는데 굳이
지갑을 털어가며 ‘모범 소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당연히 손에 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06/9/20)
날짜에서도 보듯이 내가 아직 BitTorrent를 모르던 시절에, 당시 가장 유명했던 P2P 프로그램이었던 eDonkey가 음반 및
영화산업계의 압력으로 개발 중단되던 때의 기록이다(여전히 eDonkey 공식
웹사이트에는 같은 공지가 떠 있다). 과거 냅스터에 대한 대대적
소송이나 현재 The Pirate Bay에 대한
소송처럼 P2P 기술을 배포하는 단체나 업체에 대한 저작권 업계의 법적 제재는 끊이지 않겠지만 한 프로그램이 사라지면 곧바로 다른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에서 보듯이 P2P나 파일 교환 자체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듯 하다. 현실적으로, 음반점에 걸어가 CD를 구입하거나
온라인으로 CD를 주문하여 며칠 기다리거나 이용상의 각종 제약을 가하는 DRM이 걸린 합법적인 음악 파일을 구입하느니, 개인으로서는 약간의 법적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냥 몇 번 클릭만 거치면 접할 수 있는 ‘무료’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즐기는 것이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1999년 냅스터의 탄생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현실 자체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 특정 P2P 프로그램은 사라질 수 있지만, 파일을 서로
교환하는 사용자들의 행동은 그다지 바뀌지 않는다.
비밀방문자 2009/03/20 11:05 # M/D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