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지텍 휠 마우스
PC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도구인 마우스는 1963년 더글라스 잉겔바트(Douglas Engelbert)에 의해 발명되었다. 그러나 윈도 3.1과 도스 시대에 PC를 쓰던 사람들이 응당 기억하는 것처럼 마우스에 항상 '스크롤 휠'이 달려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손가락 하나로 문서를 상하로 움직여 볼(최근에는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휠도 출시되고 있지만)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세번째 마우스 버튼'로서 기능하기도 하는 이 '스크롤 휠' 혹은 '마우스 휠'이 없었으면 숱한 사람들의 웹서핑은 훨씬 피곤한 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스크롤 휠'이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그렇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과거의 일이다. 1993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셀(Excel) 개발팀에 있던 에릭 미켈만(Eric Michelman)은 엑셀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쓰는 것을 관찰하다가 엄청나게 큰 규모의 스프레드시트에서 특정한 숫자, 자료를 찾는 데 상당한 불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가 최초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역설적으로 마우스를 쓰지 않는 손(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쓰는 사람이라면 왼손)에 일종의 줌 레버(zoom lever)를 쥐어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조이스틱 같은 형태로 앞으로 밀면 전체 문서를 보다 축소된 크기로 조망할 수 있으며 반대로 몸 쪽으로 당기면 특정 부분이 확대되는 식이었다. 그러나 줌 기능은 엑셀에서 쓰이는 스프레드시트나 그래픽처럼 한 눈에 보기 어려운 자료에는 유용하지만, 워드(Word)에서 쓰이는 문서 자료에는 자주 사용할 일이 없는 기능이었다. 그리하여 미켈만은 '조이스틱' 자체를 상하 좌우로 움직이면 문서를 '스크롤'할 수 있도록 시제품을 개선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MS의 하드웨어 팀에서 마우스에 휠을 더하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당시에는 이 휠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엑셀 개발팀을 이끌고 있던 미켈만은 엑셀의 차기 버전에서 이 휠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곧 워드 개발팀도 이를 뒤따랐다. 문제는, 똑같이 휠을 굴리는 동작이 워드에서는 문서를 상하로 '스크롤'하는 기능인 반면 엑셀에서는 큰 혹은 작은 크기로 '줌'하는 기능으로 연결되어, 한 마디로 일관성이 없었다. 프로그램간 호환성을 위해 '스크롤'과 '줌' 중 어느 것을 기본 기능으로 정할지 MS 내부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MS의 하드웨어 팀이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의 정보기술 전문 칼럼니스트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에게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모스버그는 마우스에 휠을 더하는 발상 자체는 좋아했으나 기능적으로 일관성이 없는 점에 대해 매서운 비판을 가했고, 이에 미켈만이 두 손을 들고 엑셀에서도 '스크롤'을 기본 기능으로 지정하면서 지금의 마우스 휠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줌' 기능은 컨트롤(Ctrl) 키를 누른 채로 마우스 휠을 움직이면 문서가 확대·축소되는 방식으로 남게 되었다. 마우스 휠에 버튼 기능을 추가로 부여하고, 휠을 누른 채 마우스를 이동하면 역시 문서를 상하 좌우로 움직여 볼 수 있게 한 것도 이 때의 일이다.
지금처럼 휠이 달린 마우스가 대중화될 수 있었던 계기는 1997년 MS가 인텔리마우스(IntelliMouse)를 출시하면서부터이다. 다만 이 휠이 문서를 수직 방향으로만 '스크롤'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MS는 2003년 좌우로도 움직이는 '틸트 휠(Tilt wheel)'을 개발하여 이 문제에 대응했다. 한편 애플(Apple)은 2005년 출시한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에 아예 작은 트랙볼을 달아서 '상하좌우 스크롤링'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록 손가락 하나로 움직이는 사소한 부품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이 작은 기능이 지금에 있어서 컴퓨터의 이용에 얼마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참고: 에릭 미켈만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쓴 '휠 마우스의 역사')

s 2007/09/05 02:40 # M/D Reply
혹시 안 봤으면 <소리를 잡아라>빌려가길...너한테 유용한 책이 될 듯?
이카리아 2007/09/09 00:23 # M/D Reply
세상에 저런 책도 있다니. 그러고보니 내가 지금 쓰는 것도 로지텍 휠 마우스에요. 까만색.
저 휠 하나가 있음으로서 웹으로 텍스트를 읽는 것이 편해졌죠. 사실 그 이외의 차이점까지는 잘 모르겠음.